김미지 개인전_바다에 서다 Stand at the Sea

김미지 개인전_바다에 서다 Stand at the Sea
- 주소 (63595)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이중섭로 33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전시실
이곳 작업실 구석구석 박스에 담아 뒀던 물감과 붓을 다시 꺼내든다. 천천히 바다를 그린다. 멜빵 바지에 베레모를 쓰고 자연 앞에 당당히 서서 그림을 그리는 호크니 처럼은 아니지만 회색 시멘트 블록으로 둘러싸인 이곳 파주 옛 작업장서 다시 바다를 그린다. 비록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직접 보고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기억을 떠 올리며 나는 바다를 다시 그린다.
지난겨울 난 코로나 감영 이후 원인모를 휴유증 치료차 큰 병원이 있는 육지로 다시 돌아왔다. 의사가 써준 진료의뢰서 한 장 달랑 들고 난 그렇게 급하게 제주를 떠나 왔다. 코로나 휴유증은 지난 6개월간 내게 너무나 혹독한 시간 였다. 기나긴 치료 과정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이 제주 연동 작업장 작은 창에서 바라봤던 바다와 그 기억들였다. 내게 제주 바다는 희망이자 절심함 그 자체이다. 난 그 바다에 다시 서고 싶다. 이번 전시는 그 간절한 마음을 담아 보여 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