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놀다

작을 미(微), 꿈 몽(夢) — ‘미몽(微夢)’은 작고 사소하지만 지켜주어야 할 꿈들을 뜻한다.

작은 생명 속에 깃든 순수한 정령, 미몽이는 예전에 키우던 토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미몽은 작은 동물, 풀벌레, 의자나 테이블 같은 일상의 사물 속에 스며들어 있는 혼이자, 우리가 잊고 지내던 생명과 감정의 조각이다.

길고양이, 비둘기, 해변의 고둥처럼 소소한 생명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는 잔잔한 감동이 있으며, 이는 우리 소시민의 삶에도 겹친다.

이들 ‘작은 생명’의 목소리를 예술의 언어로 번역하고자 하며, 인간과 자연이 다시 하나로 이어지는 길을 모색한다.

파랑카페는 제주 애월 유수암 어귀에 자리한 작은 카페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한적한 위치의 이곳은, 곳곳에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주인의 손길이 배어 있다.

2층에 거주하는 주인의 세심한 관리 덕분에 카페에는 어딘지 모를 따뜻한 가정집의 분위기가 감돈다. 정감 있는 작은 공간은 미몽이가 머물기에 더없이 어울린다.

그래서 카페 곳곳을 미몽이들로 채우게 되었다.

주인은 손님들에게 “이곳은 갤러리이니, 작품만 보고 가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우연히 들른 이들이 잠시 머물며 미몽을 만날 때, 잊고 있던 작은 꿈과 생명에 대한 감각을 다시 떠올리길 바란다.

짧고도 영원한 순간 속에서, 미몽은 생생한 생명력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