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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은 개인전 The Second Night

신재은 개인전 The Second Night

신재은 개인전 The Second Night

일자
2025.11.08 ~ 2025.11.16
시간
12:00-17:00
장소
주최
갤러리 세이브
주관
갤러리 세이브
문의
010-3835-5495
요일
  • 주소 (63168)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 36 제주 제주시 관덕로 36 1층 (삼도이동) 우편번호 63168

삶이 내 내면의 반영임을 실감했을 때, 마음을 탐험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왜 이런 형태의 삶을 만들고 살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누군가는 우리는 모두 이유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고 하고 누군가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영혼의 계획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전생의 업을 갚기 위해서라 하고 누군가는 하나님의 계획이라 한다. 모두의 말이 다르다. 나는 내 안에서 느껴지는 빛을 따라가기로 했다. 파랑새를 찾는 아이처럼. 명상과 마음챙김, 그림을 통해 심연으로 다이빙했다. 

마음의 여정 속에서 그림은 현재의 나를 보여주는 지표 같았다. 내가 왜 이것을 그리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렸다. 그리고 항상 시간이 지나서야 그림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작업은 내면 상태를 공간의 장면으로 환원한 것이다. 그래서 각 작품이 연결되었을 때 의미가 선명해진다. 각 작업은 개별적 완결보다 연속된 장면의 한 부분으로, 마음이 이동하는 시간의 흐름을 색채를 통해 회화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10년간의 내면 여행을 하나로 묶었다. 내가 만난 수많은 나의 목소리는 양면성의 스펙트럼 속에 있었다. 어떤 목소리는 창살 없는 감옥 안에서, 어떤 목소리는 심연을 비추는 빛 안에 있었다. 이 과정를 통과하며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세상에 드러내기를 몹시 두려워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처 입은 짐승은 제 몸을 숨긴다. 나는 그림 뒤로 숨고 싶었다. 그러나 그림은 숨으려는 내 의도를 고스란히 드러내었고, 나는 절망과 수치심을 느꼈다. 동시에 기쁨을 느꼈다.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하나씩 드러내리라 결심했다. 참 더딘 과정이다. 

꿈을 분석하고 물과 계단과 거울을 그리며 시작했던 내 작업은 지금, 물에 누워있는 사람의 모습에 도착했다. 내 작업은 미학적 탐구와 극복의 산물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삶의 과정을 지나오는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의 말을 건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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