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의 작업실
도예가의 작업실
- 주소 (63005)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 38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을 '잠시 멈춤'의 상황으로 전개 시켜, 외부로부터 개인적 삶으로 시선을 돌리고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작은 단위의 일상적 행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하였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제작행위와 쓰임의 전반에서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예술 장르인 도예를 주목한다.
도예가는 갖가지 기물을 만드는 제작자이면서 자신이 만든 컵과 그릇을 쓰는 사용자이기도 하다. 자급자족이라는 이 즐거우면서도 한정된 특권을 가진 '도예가', 그리고 그들의 '작업실'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가 그동안 인간들이 자행해 온 환경파괴, 무분별한 소비행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이다.
태생적으로 흙이라는 자연적 재료를 바탕으로, 작가의 공방에서 개별적으로 만들어지는 도자기는 대량생산을 전제로 하는 공산품과 일회용품에 대치하여 생태적 삶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쓰임과 제작의 측면에서도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형태와 그것의 기본을 이루는 우리의 의식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이번 <도예가 작업실>전은 조선백자의 마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구현하고 있는 이기조와 옹기의 확장성과 실제 쓰임의 가치를 강조하는 강승철과 오창윤, 시원스러운 덤벙 기법을
활용한 분청 작업을 주로 선보이는 김수현이 참여한다. 각 작가들의 작업은 사용하는 흙의 종류에서부터 작업 기법과 과정, 기형과 색감, 작업관이 모두 확연히 다르다.
이번 전시는 작가별로 구분된 네 개의 공간에 살림살이에 쓰이는 여러 가지 도구인 컵, 그릇, 화병 등의 기물과 관상용 오브제 등을 확장적으로 펼쳐내어 백자, 분청, 옹기 본연의 미감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된다. 또한, 단지 물건(기물)이 아니라 행위이며 기술, 그리고 가치이기도 한 도예의 여러 단면을 살필 수 있도록 각 도예가가 애착을 갖는 작업도구와 제작과정 등의
작업실 풍경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삶(생활)과 예술을 유연하게 포용하는 도자공예의 진면목을 조명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적인 삶을 환기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