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처럼 그리고 싶다> 제3회 개인전
<어린 시절의 나처럼 그리고 싶다> 제3회 개인전
- 주소 (63270)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광로 69 문예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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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나처럼 그리고 싶다.
숲의 반짝이는 나무 그늘과 숲의 그림자. 석양을 받은 푸르른 나무의 빛나는 잎사귀와 보라색 그늘, 그리고 주황색 땅. 이것은 나를 끌어당긴다.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려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이것을 표현할 수는 있을까? 상쾌한 붓질로 시작하여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까지. 아! 자연은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구나. 여기까지 하자.
얼굴은 음영의 색에 의해서 다양한 느낌이 들게 한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도 그려보면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다. 그려보고 판단하자.
꽃밭에서 보이는 붉은 꽃과 녹색 잎사귀의 조화는 우리를 푸근하게 한다. 서로 반대인 듯하지만 같이 있어야 비로소 그 빛이 생생해진다. 동네 이웃집 마당의 꽃밭. 노랑, 주황, 연자줏빛 꽃과 녹색의 잎사귀, 그리고 빛을 받은 곳과 그늘의 색의 어울림.
제주의 해안 풍경은 어떠한가? 살아 숨쉬는 바다와 어두운 바위, 누런 억새의 조화로움.
동터오는 바다의 풍경. 밝아오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마치 짐승처럼 누워 있는 용암 바위.
신산 분지라고 내 나름 이름을 붙였다. 늦겨울에 더 넓어 보이고 멀리 보이는 시가지 풍경과 마른 풀밭과 빌레 위로 떨어지는 나무 그림자는 마치 이상향처럼 보이게 한다.
가파도의 풍경은 참 독특하다. 마을의 잡초 밭과 원색의 지붕, 널린 빨래가 파란 하늘과 어울려 그 인상을 각인시킨다.
밀레의 이삭줍기를 연상하며 고사리 꺾기를 그려 보았다.
자연은 영원한 호기심의 대상이며 공부할 거리를 제공한다. 그려 보아야 비로소 알 수 있다.
계속 그리다 보면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지 않을까? 그 것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지 않을까? 쉼 없이 그릴 수 밖에 없다.
내가 그리고 있는 이 행위는 무엇이며, 왜 하는 것일까? 왜 그리는 것일까? 나를 둘러싼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일까? 지금 나는 알 수 없다. 계속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2023년 4월 김재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