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놀다

“식구” - 음식과 예술, 포용과 연대, 커뮤니티아트

우리는 대지를 먹고 산다. 태양은 대지를 자라나게 하고 인류는 기후와 자연을 통해 다르게 자라난 생명체들을 본능적으로 섭취한다. 자연에서 얻어낸 식재료들로 지역과 나라의 문화를 담아낸 요리는 다양한 형태의 혼합과 변형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음식에는 재료만큼 다채로운 정체성이 담긴다. 다른 나라의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 나라의 정체성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제주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연결된 작가들은 서로 다른 정체성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음식과 예술을 매개체로 사용한다. 식구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지만 함께 유대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들은 식구로서 각자의 예술을 차린다. 그리고 관람객을 새로운 식구로 초대한다. 작가와 관람객이 예술을 함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밀접하게 유대하는 경험을 통해 각기 다른 정체성을 포용하고 연대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려 한다. 더불어 국가, 지역, 문화, 정체성을 둘러싼 다층적 경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와 알지 못했던 서로의 세계에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