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놀다

오곡의 종자와 송아지 망아지를 가지고 자신의 배우자를 찾아 외지에서 제주로 입도한 백주또는 한라산에서 솟아나 사냥을 하며 사는 소천국을 만나 결혼한다. 백주또와 소천국은 천정배필을 맺고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을 낳는다. 먹을 것이 없어 주린 배를 부여잡고 울어대는 아이들이 걱정된 백주또는 소천국에게 농사를 짓자고 권유한다. 솔깃한 소천국은 농사를 시작하고 백주또는 그런 소천국을 위해 점심을 준비한다. 소천국이 한창 밭을 갈던 중 지나가던 중이 요기를 청하자 백주또가 가지고 온 점심을 줘 버리고 자신은 밭을 갈아야 할 소를 잡아먹는다. 그것도 모자라 남의 소까지 잡아 먹은 소천국. 이에 화가 난 백주또는 그런 남편을 용서할 수 없다며 살림 분산을 선언한다.
홀몸으로 힘겹게 아이들을 키우던 백주또는 막내아들 궤네기또가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는것을 알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소천국을 찾아간다. 그러나 어린 궤네기또는 어머니의 말과 사뭇다른 아버지의 모습에 실망하여 아버지의 수염을 뽑고 가슴을 때리며 대든다. 소천국은 그런 아들이 버릇없고 불효한 자식이라며 무쇠석함에 담아 바다에 던져버리는데